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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on영화

[라라랜드] 다이아몬드보다 호박이 더 이쁘거든???

by 모더니아 2016.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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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페이스북인가 어디에서 이 영화의 홍보문구를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영화배급사에서 뱉었을 법한 캐치한 프레이즈, "썸타는 관계를 연인으로 바꿔주는 영화" 이런 것이었던 것 같고, 나는 너무도 사랑하는 내 여자친구과 이정도로 로맨틱하다고 하는 영화를 함께 보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정말 독특하다.

과거와 닿아 있으면서도 현대적으로도 아름답고,

꿈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랑에 대한 이야이기인 것 같으면서도 꿈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런 거창한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기에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모든 연인들이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에 각인한 개인적인 메세지이다.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확인해 보니(http://movie.daum.net/person/main?personId=217048) 감독보다는 시나리오 작가의 경험에 기인한 것 같다. 


다만 감독의 아름다운 연출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빛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 포스트의 제목을 다이아몬드와 호박을 비유한 이유는 단순하다.

감독은 고전 영화의 아름다운 연출을 빌려서 너무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냈다.

마치 우리 나라에서는 할머니들이나 이쁘다고 하는 호박(보석)을 가지고 다이아몬드보다 이쁜 빛을 만들어 낸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부분부분의 영상이 너무 아름답다. 

영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악과 너무 잘 멋들어지게 어울리면서도 영상이 너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때때로 너무 아름다운 사랑을 시시콜콜한 이유로 별것 아닌 길가의 돌처럼 차버리곤 한다.

단언컨데 각각의 커플의 사랑은(진실한 마음들의 연결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 영화의 영상과 음악들처럼 너무나도 아름다우나 세상적인 단순하고 어리석은 이유로 빛을 잃고 사라지곤 한다.


젊은 시절의 꿈은 너무나도 야망이 넘치고 아름답다.

현실성을 배제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보석같이 빛난다.

하지만 그 빛을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주위의 의견과 주위의 시선이 그 빛을 유지하는 것을 너무나도 어렵게도 한다.


그 빛의 가치를 알아주는 존재의 발견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특히 그 존재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더더욱 가치있다.

그 빛을 알아봐 줘서 소중한게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더구나 내 빛을 알아봐 주기도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이 영화가 시나리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해서 작은 범위로 해석될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더 큰 범위에서 공감대가 이뤄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너무도 각별한 커플들의 사랑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빛나는 이유는 그 둘(사랑, 꿈)이 같은 시간대에 이뤄졌을 때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specific 하게 다루면서도 그런 소중함을 너무 아름답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랑을 위해 꿈을 포기한다거나 꿈을 위해 사랑을 포기한다는 젊은이들에게 이 시나리오 작가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둘이 같이 했을 때 더욱 더 아름답다는 것을.

그리고 자잘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한가지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내 포스트의 제목으로 마무리를 하자면 이 영화는 다이아몬드가 최고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이 시대에 정말 아름다웠던 것은 할머니들 손가락에서나 봤던 것을 기억하는 호박반지도 너무나도 아름다웠었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하는 것이 감독의 의도이다.

나마저도 호박이 그렇게 이뻤었나 하지만 감독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고전영화의 가치를 현대인에게 해석해 주었다.

이는 영화의 영상미 뿐만이 아니고 지금은 시들한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에 대한 가치를 너무나도 아름답게 어필해 주는 면도 포함한다.


여자친구님은 이 영화의 교훈을 한마디로, "있을때 잘해" 라고 한다. ㅎㅎ

나도 그 의미가 있음을 동의한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가 그 의미를 개인적인 경험에 기인해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 맞다.


영화가 끝나고 내 뒤에 앉은 어떤 남성 관객은 "남자 배신한 나쁜 남자네" 라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내가 유심히 본 장면은 여자 주인공은 짧은 재즈 선율을 듣고 과감히 남자 주인공을 향해 뛰쳐나왔지만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위해서 같은 선율을 듣고 과감히 뛰쳐 나와주지 못했다.

시나리오 작가의 후회섞인 자기반성이 드러난 부분이다.

사실 이런 자잘한 부분을 찾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이지만 이 영화는 그냥 복잡한 생각 없이 영상미와 음악을 즐겨도 그것만으로 충분히 예쁘다.


이 영화는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봐서 더더욱 아름다웠다.

세상에 진실한 사랑만큼 빛나는 것이 있던가.

어쩌면 그 아름다움은 다이아몬드처럼 화려한 빛보다 호박반지같이 은은하게 아름다운 것일수도 있다.



두줄요약:

감독 : "다이아몬드보다 호박이 더 이쁘거든?"

작가 : "있을때 잘해. ㅠㅠ"



===============내용추가 2016.12.19===============



*근데 알고보니 시나리오도 감독이 썼구나... ㅎㅎ


영화 OST를 계속 듣다보니 문득 생각나는 부분이 하나 더 있었다.

마지막에 남자주인공이 연주를 시작하면서는 영화의 모든 노래가 한 곡인 것처럼 다 이어져서 다시 나오고 그 노래들로 긴 한 씬을 이룬다. 영화에 나오지 않았던 선율이 하나 추가되는데 그 부분은 어떤 파리의 재즈바에서 연주되는 트럼펫(?) 선율이다.


이 10여분 가까이 되는 곡은 그야말로 남자주인공이 한곡 한곡의 노래와도 같았던 여자주인공과의 과거 추억을 돌아보면서 조금 부족했던 추억도 이상적으로 하나하나 다듬어 너무 아름다운 기승전결이 다 담긴 한 곡을 만들어 내면서 마음속의 아쉬움이 극대화 되는 장면이다.

갑자기 없었던 파리의 트럼펫 연주가 추가되는 이유는 그 부분이 둘의 사랑이 지속되는 부분에서 가장 결여되어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없던 선율이 들어왔다.


이 영화는 여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꿈을 꾸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 왔던 감독의 자조적인 영화이다.

꿈을 쫓으면서도 다른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됐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막상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이뤄보니(감독은 전작의 위플래시로 대박을 쳤다) 꿈이 더 중요하다고(어찌됐던) 판단했던 자신에 대한 자책도 섞여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극대화해서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엔딩인 것이다. (근데 또 감독은 사실 라라랜드를 먼저 감독하고 싶었지만 투자자들이 신뢰를 안해줘서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만들었던 영화가 위플래시였댄다 ^^;;)


뭔가 다듬지도 않고 왔다갔다 쓴 포스팅이지만 라라랜드가 인생영화인 것만에는 틀림이 없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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