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쵸이닷] 진짜 최현석 쉐프의 음식 (2017.05.31)

by 모더니아 2017. 6. 14.
반응형

사랑하는 여친님의 생일을 맞이하여 하루 일찍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좋은 음식점을 생각해보다가 여친님이 가보고 싶다고 언급했던 것이 기억나  최현석 쉐프가 한두달 전 오픈한 쵸이닷을 방문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최현석 쉐프가 전에 근무했던 엘본더테이블을 가본 적이 없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최현석 쉐프 보면서 계속 멋있다고 난리인 여친때문에 질투가 나서 일부러 거기는 피해서 다른 곳만 간 것 같기도 하다.


사진을 보면서 하나하나 설명해 보겠다.




디너 코스는 하나이지만 에피타이저와 메인디쉬에서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상당히 많은 종류의 구성으로 알차게 되어 있다 못해 먹다가 배가 너무 부를 정도였다.


왜 이렇게 코스를 많이 넣었을까 생각해 봤는데 최현석 쉐프가 오너쉐프가 되면서 자신의 모든 경험과 실력을 자신의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코스도 모자라다고 느끼면서 구성했을 것 같다.


더 보여주고 싶은데 이거보다 더 코스가 많아지면 너무 많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구성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검은깨 인절미, 한과, 방울토마토처럼 보이는 이 메뉴는 튀긴 노른자, 제육볶음, 새우만두이다.


재치있고 기발한 메뉴라 맛 뿐만이 아닌 보는 재미까지 곁들여 식사가 즐거운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만족감을 줬다.


더 맘에 들었던 이유는 식재료를 저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이 아니고 모양과 맛이 딱 맞아 떨어지게 만들었다.


왠만한 노력과 실력이 아니면 이런 메뉴를 만들기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




식전빵. 맛은 특별하다고 할 수 없지만 네모난 빵은 저 조그만 조각 하나가 막 구워져 나온 식빵 한 덩어리인 것처럼 구워져 나와서 색달랐다.


따끈하게 고소하게 잘 나온 식전빵.




이 메뉴의 이름은 울릉도이다. 메뉴가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다.


이 메뉴 또한 억지로 이 모양을 만들기 위해 끼워맞춘 느낌이 아니라 저 바삭하고 짭쪼름한 베이컨과 달착지근한 키조개, 그리고 레몬향이 곁든 소스가 너무 잘 어우러졌다.


메뉴 이름이 울릉도, 모양도 울릉도, 맛도 바다내음이 담긴 달달한 키조개여서 너무 마음에 들었던 메뉴이다. 





이 메뉴의 이름은 성게이다.


잘게 채썰은 향기 가득한 김과 위의 송어알, 아래에 주키니를 파스타처럼 활용해 깔아놓았다.


이 메뉴도 신선한 재미였던 것이 모양만 성게가 아니고 진짜 성게를 먹는 듯한 바다내음이 맛에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성게알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성게 모양으로 성게알이 아닌 재료로 성게의 맛을 연상시킨 점이 신선했다.





요건 피톤치드라는 이름의 메뉴이다.


상자를 열면 새벽 소나무 숲처럼 안개에 쌓인 초록색의 음식이 서서히 드러난다.


피톤치드라는 제목을 잘 지었다.


이 메뉴는 다른 메뉴에 비해 한국적이고 담백했다.


한국의 소나무 숲에서 산책을 하고 절에서 식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메뉴였고 이 역시 비주얼 적으로 컨셉에 딱 맞게 기발한 즐거움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들었던 메뉴.


이 메뉴는 제주도의 유채꽃 핀 풍경을 떠올리게 해 주는 너무 예쁜 메뉴였다.


어떻게 이렇게 이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최현석 쉐프가 본인의 외모만으로 성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엄청나게 어필하고 싶은 열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같은 검은 색인데도 위쪽은 크런치하고 아래는 말랑한 느낌으로 텍스쳐의 조화도 좋았고 위에 올려진 저 사프란 크림도 느끼할 수 있는 메뉴를 잘 잡아줬다.


다만 한가지 살짝 아쉬웠던건 조금 짭짤했다. 의도한 것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음식에 비해 조금 간이 세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제일 맘에 들었던 메뉴.





이 메뉴 또한 너무 기발하다.


저 엄청 얇고 바삭한 패스츄리 밑에는 실제로 구운 생선이 숨겨져 있다.


신기한 것은 저 팥이랑 같이 먹으니 생선구이면서도 붕어빵같은 맛이 같이 났다.


산도가 없을뻔한 메뉴에 옆에 레몬 폼이 같이 있어 생선에 적당한 산도를 가미해 줘서 너무 재밌고 맛있게 먹었다.





소금에 둘러쌓아서 구운 랍스터에 비스크 소스를 얹어주었다.


이 메인디시에 최현석 쉐프가 직접 나와서 서빙을 해 주었는데 실물을 보니까 남자가 봐도 너무 멋지게 생기셨다.


표정도 좋으시고 친절하시다. 다만 TV에서 보던 가벼운 모습은 의도적으로도 지양하는 것 같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착실하게 쌓아온 이런 실력과 노하우를 고객에게 진중히 전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내가 좀 미안했던건 그런 진심이 느껴졌기에 음식에 대한 칭찬을 드리고 싶었는데 외모가 너무 멋지셔서 외모에 대한 칭찬밖에 못했다.


하지만 이 날 먹은 음식 하나하나가 다 일관되게 맛있었지만 또한 보는 재미또한 비등하게 높았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는 음식이 다 최현석 쉐프 본인가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빛좋은 개살구가 아닌 보기좋은 떡이 맛도 있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식사였다.


(근데 여친이 선택한 한우 스테이크가 더 맛있었다. 시어링이 제대로 되었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이렇게 맛있는 스테이크는 처음인 것 같다)





내가 선택한 디저트.


얼린 곶감 안에 아이스크림이 있었던 것 같고 밑에는 수정과가 있었다.


곶감의 은은한 단맛에 라임소르베의 산뜻함과 수정과가 언뜻 잘 어우러 졌지만 사실 여친이 고른 디저트가 훨씬 맛있더라 ㅠㅠ





마지막 디저트 처음에 먹었던 에피타이저와 비주얼은 완전 똑같은데 셋 다 달달한 디저트이다.


처음과 마지막이 생긴 것은 똑같은데 전혀 다른 음식과 맛이기 때문에 신선한 시도인 것 같다.


다만 여기까지 먹었을 때는 배가 너무 불러서 디저트 맛은 잘 기억이 안났다.


이 가격대에 이렇게 알찬 구성은 처음 본 것 같다. (물론 밍글스도 있다 ㅎㅎ)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지만 평일에도 반 이상 차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말 만족도 있는 식사였다.


최현석 쉐프의 음식을 처음 먹어본 식사였지만 최현석 쉐프의 진심도 느껴지고 보는 재미와 맛, 기발함 모두 갖춘 식사에 매우 만족감이 들었다.


물론 예전부터 최현석 쉐프의 음식을 먹어봤던 사람들은 처음 최현석 쉐프를 접했을때의 신선함이 이제 익숙함이 되었다고 아쉬운 말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 식사가 너무 신선하고 기발하고 재미있었다.


메뉴에 분자요리의 요소는 들어있지만 이전에 다른 쉐프들이 최현석 쉐프를 놀리듯 자주 말하던 젤리성애자라는 꼬리표는 이 날의 메뉴들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사람마다 다 입맛이 다르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나는 쵸이닷의 음식을 먹은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고 메뉴의 구성이 계절에 따라 변경되거나 한다면 기꺼이 다시 방문하게 될 것 같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비교적 한산한 레스토랑 상황이었는데도 서버께서 붕어빵 메뉴를 줄때는 메뉴 설명을 깜빡했는지 생략해 버렸다. 전체적으로 친절하셨고 음식에 너무 만족해서 별것은 아니지만 파인다이닝은 맛에 굉장히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기 때문에 레스토랑에 입장해서 자리를 안내받을 때부터 다 먹고 계산하고 문을 나올때 까지의 전체의 과정에서 모든 부분이 같은 완성도를 추구해야 하는 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던 것은 언급해야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이 작은 부분 빼고는 매우 강력 추천하는 레스토랑, 쵸이닷이다.





여러분의 공감 버튼은 큰 힘이 됩니다.

아래 공감 버튼 좀 눌러주세유 ^^

반응형

댓글